파엔타 솔 님께.

안녕하시오. 혹시 먼젓번 통신을 받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잘못 보냈습니다. 동료가 쓴 소설인 것 같은데 전산 오류가 있었나 봅니다. 어쩌다 전송 처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데이터는 삭제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데, 나로서도 대단히… 당황스럽습니다… 누군지 모를 동료의 글을 읽게 되어 유감스럽고 말이오…

프로젝트 기간 동안 당신과 이야기를 나눌 히마드리 바타차르야라고 합니다. 줄이고 싶다면 미다라고 칭하셔도 좋습니다. 이렇게 우주 어딘가에서 무익한 이야기를 잔뜩 들어줄 교신 상대를 갖게 되다니 정말 생산적이지 못하고 흥미로운 일이오. 어떤 이야기로 말문을 열면 좋을까 하고 당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나와 다른 문화를 공유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십시오. 나는 참을성 있게 설명하기를 잘합니다.

내가 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나는 심리상담사이니 이 시점부터 당신과 업무상 만날 일이 없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겠소.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는 차차 해드리겠습니다. 방금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보통 큰 프로젝트 하나가 막 시작되었을 때에는 덜 바쁜 편입니다. 앞으로도 오늘만 같다면 나에게도 다른 승무원들에게도 참 좋은 일일 겁니다.

내 일상을 늘어놓는 것에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 이쯤에서 글을 마무리하고 당신께서 인사를 보내 오시기를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낙소에서, 혹은 우주의 다른 곳에서 당도할 답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마음을 담아,

바타차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