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04년 12월 12일

친애하는 파엔타,

가장 먼저 당신에게 사과할 일이 있습니다. 예, 첫 번째 메시지는 실수로 보냈습니다. 이전에 해명하겠다고 했던 그 일이 맞소. 원치 않았을 텐데 타인의 사적인 일을 읽게 하고 또 험한 말에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더불어 모든 위로의 말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해준다는 것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당신이 품고 있다는 궁금증은 나 또한 해결하지 못한 것이오. 내가 이토록 대단히 생산적이고 유익하며 불면도 덤으로 얹어주는 짓을 도대체 왜 반복하며 살고 있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그와는 지구의 연방 합류가 결정되고 우리 행성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만났습니다. …

안 되겠군. 이걸 설명하는 게 내게 아직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여하간 그의 입장에서 나는 늘 집착적인 사람이었고, 내 입장에서는 서로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 내게 소홀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을 참을 수가 없었소. 나히들은 과거에서 나아가기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합니까? 배신감으로부터 회복하고 싶을 때에는?

더 적다가는 당신 얼굴을 영영 보지 않겠다고 결심해버리거나 내 평판의 무덤을 아름답게 파버릴 것 같아 이쯤 하겠습니다.

‘마음을 담아’는 편지를 마무리하는 표현입니다. 당신 짐작대로 늘 상대의 안녕을 마음으로 바란다는 뜻이 있다고 설명하면 충분할 듯합니다. 사적인 관계가 아니어도 흔히 사용하지만, 친근하게 여기는 상대에게도 아주 훌륭한 표현이라 생각하오.

마음을 담아,

바타차르야

추신. 한 동료가 영상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내 고향의 것은 아니지만 같은 대륙에서 제작된 작품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형식과는 조금 다를지 모르나, 흥미롭다고 들었기에 한번 권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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